너는 여기에 없었다 / You Were Never Really Here (2017)

감독 : 린 램지
출연 : 호아킨 피닉스(조), 에카테리나 삼소노브(니나), 알렉산드로 니볼라(윌리엄스), 주디 로버츠(조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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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폭력스럽지 않게
<케빈에 대하여>를 연출한 '린 램지' 감독의 신작 <너는 여기에 없었다>가 극장가를 찾아왔다. 군인 출신의 조(호아킨 피닉스)가 겪었던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받은 폭력의 트라우마, 전쟁 당시 겪었던 잔인했던 기억에 대한 고통을 겪으며 살아갔던 인물의 이야기다. 일종의 해결사 역할을 통해 악을 향한 또 다른 폭력을 통해 살아가지만 매번 자살을 꿈꾸며 살아가는 인물의 모습을 그려낸다.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는 그 어두운 상황 안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악, 선과 악의 구분이 의미가 없는 삶처럼 그의 모습은 그저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출하며 살아갈 뿐이다. 폭력을 폭력스럽지 않게 보여주는 은유적인 장면들을 통해 감독 스스로가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에 대한 강렬함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직접적인 장면들을 피함과 동시에 그 폭력이 어떤 결과로 발전될 수 있는 끝없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픈 인물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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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과 은유, 간접적인 방식을 취함으로.
폭력의 극단성을 보여주기 위해 보여주는 잔인한 장면의 표출, 그런 장면이 없음에도 느껴지는 무시무시한 감정과 고통을 그린 침묵의 딜레마, 그런 내재된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 중간중간 과거의 장면의 슬쩍 배치함으로써 어떤 결과로 이 세상을 살아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게 한다. 불편하고 때론 듣기 싫은 소음처럼 들리는 효과음과 배경음을 통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처럼 이들을 이끄는 연출 방식은 꽤나 놀라운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무섭다는데 이런 방식으로도 더 극한의 감정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황의 연출이 그 어떤 영화에서 보기 힘든 방식으로, 그것도 직접적인 장면의 등장이 아닌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장면을 통해서 보다 더 강렬한 주제의식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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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닌 소녀가 그를 구하다.
성매매로 인해 잡힌 국회의원의 딸 니나를 구하기 위해 나선 조, 그런 조는 오히려 소녀를 구했지만 그 뒤에 숨어있던 더 큰 조직에 의해 죽을 위기에 빠지면서 쫓기는 신세로까지 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치매로 고생하는 어머니는 물론 주변 인물들까지 희생을 당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조는 니나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와 함께 전쟁으로 더욱더 커져버린 폭력에 대한 반항, 그로 인해 더욱더 죽고 싶어지는 충동까지 이겨내며 구하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그가 소녀를 구하는 게 아닌 소녀가 그를 구하는 형국에 놓이게 됨을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반대의 상황에 놓인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강렬한 효과와 함께 관객들의 상상을 뒤집어버리는 전개로 놀라게 만든다. 폭력으로 인해 겪은 트라우마를 마치 폭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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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하지 않는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 덴젤 워싱턴 주연의 <더 이퀄라이저> 등의 영화와 비슷한 소재를 다루었지만 이를 보여주는 방식은 확실히 그 궤도를 달리한다. 화끈한 액션이나 강렬한 카타르시스, 여기에 진한 감동을 선사해주는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수많은 장면들을 여백의 공간에 남겨두고, 보여주는 장면조차도 은유를 통한 의미를 통해 전해주면서 더욱더 강렬한 인상을 갖게 한다. 폭력을 폭력으로 정당화할 수 없듯, 폭력적 장면만으로 포장하여 오락적 장면으로 치부되지 않는 연출을 통한 이야기가 그 어떤 영화에서도 느끼기 힘든 강렬함을 전해준다. 강요가 아닌 관객들 스스로가 느낄 수 있는 흐름을 전달해준다. 아마도 '호아킨 피닉스'의 절제되고 강렬한 고통을 그려낸 연기가 더해졌기에 이런 강렬함과 의식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게 아닐가 싶다.


이용자 공간


 아잉봐
재미난 해석입니다 ㅎ